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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라이트, 또 다른 ‘극’에서 꿈틀거리는 위협
DATE 16-12-09 03:17
글쓴이 : 어드민      

텍사스의 칼리지 스테이션이라는 도시에 위치한 텍사스 A&M 대학, 미국에서 가장 넓은 캠퍼스를 소유했다는 이 대학이 6일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저녁이 되자 모여든 인파들이 수천명, 긴장감도 감돌았다. 그들의 표정 또한 결연했다. 그 때 한 백인 남성이 캠퍼스에 도착했고, 인파 한쪽에서는 야유가, 또 다른 한쪽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왔다. 
그는 백인우월주의라 불리는 극단 보수주의 알트라이트(alt-right)의 새얼굴로 급부상한 리차드 스펜서였다. ‘극우가 대안’이라는 뜻의 알트라이트 말 자체를 2008년 창안해낸 스펜서는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히틀러식 거수 경례를 하는 영상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런 그가 텍사스 A&M 대학을 전격 방문해 강연을 한 것이다. 인종차별적 백인 지상주의의 포퓰리즘에 힘입어 인기를 얻고 있는 그에 대해 반대 시위를 하고자 모인 수천명의 인파가 오히려 그의 유명세를 반증해주는 듯 했다. 
30대 후반의 스펜서는 달라스의 남학생 사립학교인 세인트마크 고교 졸업생이다. 또한 이번에 그를 텍사스 A&M에 초청한 인물은 해당 대학 졸업생이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이다. 세인트마크나 텍사스 A&M에 다니는 한인 자녀가 적지 않다. 한국에서 유학오는 학생도 있는 학교들이다. 그런데 이런 학교에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적 이념을 이끄는 지도자가 될 이들이 숨어있는 요람이라니, 그들과 함께 공부하고 매일 마주치며 보내야 하는 한인이나 2세 자녀들이 걱정되는 건 나만이 아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극우 백인우월주의에게 날개를 달아준 듯, 이들의 비상이 심상찮다. A&M 대학에서도 이전에 극우 보수주의 리더들의 방문 강연이 없었던 건 아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전 그들 강연에 기껏 몇십명 모이던 인파가 이번 스펜서 강연에는 400명 가까이 몰렸다는 것이다. 미디어 취재 열기도 뜨거워 강연장 입장 언론 통제도 있을 정도였다. 
극단적 이념 주창자들이 무서운 건 흑백논리적 사고방식 때문이다. 나와 ‘다르면’ 무조건 ‘틀렸다’든지, 나에게 동조하지 않으면 다 적이 되는 단순 논리가 위험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사고방식이 매우 편한 건 맞다. 마치 포퓰리즘의 대가 트럼프가 불만에 가득찬 저소득 백인 남성층을 공략하기 위해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이민자와 자유 무역을 적으로 삼은 것과 같다. 물론 꼭 그것만 이유가 아닌데 말이다.
그게 사실인지, 제대로 된 주장인지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내 문제를 떠넘길 ‘공공의 적’을 만들어 먹이처럼 던져주면 그걸 물어뜯는 것만으로도 우선 공복기를 채우고 적개심을 발산할 수 있기에. 
영국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가 “모든 복잡한 문제에는 언제나 쉽고 간단하지만 잘못된 해결책이 존재한다”고 지적한 것처럼 극단주의자들이 내놓는 그 해결책이 쉽지만 틀렸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매카시즘의 원조 매카시 상원의원의 ‘공산주의자 색출’ 해프닝에서도 드러난 사실이다. 미국 원내에 잠입한 공산당원 200여명 명단을 갖고 있다는 독설로 일약 지명도 높은 의원이 된 그는 사실 단 한명의 명단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난다. 그런데도 당시 2차 세계대전 후의 냉전 분위기에서 극좌파 사냥 선봉에 나선 그에 대한 인기는 치솟았다. 그리고 그 때문에 누구든 공산주의자로 지목되면 진짜든 아니든 마녀 사냥의 희생 제물이 되고 말았다. 
극좌나 극우처럼 ‘극’을 표방하는 이념과 사고가 그래서 불편하다. 사실 색깔에 꼭 흑과 백만 있는 건 아니다. 정치든, 종교든, 인종이든 다양한 색깔이 존재한다. 신이 그렇게 만들었다. 그런데 무조건 어느 한 쪽 끝에 서라고 강요하고, 그렇게 안하면 회색분자나 적으로 취급하는 건 억지요, 광기 아니겠는가.  
한국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촛불의 열기 가운데 슬그머니 좌파종북의 구호가 난립하는 걸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대통령의 국정 무능력을 빌미로 이 참에 보수 자체를 전복시키고 좌파 세상을 만들겠다는 발상은 대한민국 존립 자체에 대한 위협이요, 촛불과 민심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촛불은 중립이다. 민심이 중립인 것과 같다. 어느 쪽이든 잘못하면 혼내고, 잘하는 건 선택하겠다는 민심이 촛불로 드러나는 것 아니겠는가. 단언컨대 중립에 선다는 건 맹자의 ‘집중무권(執中無權)’처럼 어느 끝에 떠밀려 서는 것보다 훨씬 더 고된 일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정식 경례를 보낸다. 주관없는 선택보다 정도와 중심을 잡으려 끝까지 견디는 이들에게.
<이준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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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사람 16-12-13 12:42
답변 삭제  
"촛불의 열기 가운데 슬그머니 좌파종북의 구호가 난립하는 걸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진심으로 궁금한데요, 좌파종북 은 도대체 누굴 말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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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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