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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배달의 시(詩), 지난한 인생 여정의 새해 인사로
DATE 16-12-30 02:12
글쓴이 : 어드민      

이제 백만장자란 말은 부자로 들리지 않는다. 억만장자라고나 해야 정말 부자인가 싶다. 실제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부자순위에서도 상위권은 700억, 800억달러의 재산을 소유한 이들이다. 조만간 ‘억’도 모자라 ‘조’는 돼야 부자로 불릴 날이 올 것 같다. 
달라스의 억만장자들도 유명한 이들이 많다. 대통령에 출마한 적이 있는 인물부터 달라스 부자 순위에서 상위권에 거론되는 쟁쟁한 인물들이 있다. 이 억만장자들이 어려서 신문배달을 했던 경험을 다들 갖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당시 하루 몇십센트를 받는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 소년들이 지금은 지역 최대 갑부와 사업가로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 억만장자들은 신문배달의 경험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그 때 배운 정신적, 신체적 훈련과 교훈이 자수성가의 뼈와 살이 됐다며 삶의 훈장처럼 자랑하고 있었다. 몇 그램짜리 무게의 신문을 자전거에 싣고 다니며 독자 집 앞 허공을 향해 날리던 그들, 신문과 함께 그들의 꿈도 비상했고, 집 앞에 정확하게 착지하던 신문들처럼 그들의 인생 초석들도 한장 한장씩 제자리를 찾아 안착하고 있었을 것이다. 
루쉰의 말처럼 청춘시대에 온갖 우행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중년이 돼도 아무런 힘도 갖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알고나 있는 듯, 이들은 그렇게 새벽을 질주했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게 곧 길이 된다”는 루쉰의 희망가처럼 그들이 매일 달리던 신문배달의 길은 성공가도로 다져지고 있었다.  
억만장자도 신문배달로 시작했다는 말에 부자와는 거리가 먼 입장에서 반가운 건 신문 관련 일을 하고 있다는 연관성 때문이리라. 어찌 신문배달 뿐이겠는가. 유년기와 초창기에 다양한 일을 하며 지금의 성공을 일궈낸 또 다른 사람들도 많을 터. 특히 한인 이민사회 초기에 고생하며 버텨온 이들의 성공 뒤안길에도 눈물 아니면 들을 수 없는 경험 또한 숱할 것이다. 그들도 억만장자 이상으로 칭송 받아야한다. 
물론 언론인이나 작가처럼 글로 먹고 사는 이의 성공 기준은 다를 것이다. 그래도 똑같이 삶의 밑바닥 경험없이는 그 진정성을 갖기 어렵다. 문학이나 작가의 길을 걸어가려는 이들에게 노벨문학상 수상자 파블로 네루다가 한 충고가 맞다. “젊은 작가는 외로움의 몸서리 없이는 글을 쓸 수 없다. 마치 성숙한 작가가 인간적 동료의식이나 사회의 맛이 깃들지 않고는 글을 쓸 수 없는 것과 같다.” 
한해 동안 뉴스와 정보를 전달하는 신문의 모두(冒頭)에 종종 시를 인용한 데 대한 변명을 하고 싶다. 흐트럼없이 각을 세워 전달해야 하는 객관적 뉴스와 회오리같은 세태 소식 속에서 샘물의 물 한잔처럼 목 축일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하고 싶었다라고. 
시인들도 그렇게 시를 정의했다. ‘가슴에 뭔가 이리도 넘쳐서 토해놓은 것’이라 말했고 ‘내 뼈안에서 울리는 내재율’이고 ‘초가집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저녁연가’나 ‘빈 방에 꽂히는 햇빛’이라고. 또는 ‘자기 존재의 확인이며 자기 정화의 길’이고 ‘삶에 낙관주의를 심어주는 것’이라고. 그런 시가 우린 필요했다. 
현실은 뉴스처럼 에누리없이 닥쳐온다 해도 그 삶을 한숨 고르며 마주하기를 바랬다. 심호흡하고 달리며, 끝까지 즐기며 완주해보자는 격려였다. 억만장자의 뼈 속에 신문배달의 추억이 깃들여져 있는 것처럼, 우리 이민자들 성공가도의 지난한 여정 가운데 반가운 위로와 격려의 울림이 전해지길 염원했다. 
새해다. 그래서 또 시인을 불러와 새해 인사를 한다. 안도현처럼 “우리 맨 처음 입맞출 때의/ 그 가슴 두근거림으로, 그 떨림으로/ 당신의 어깨 너머 첫닭이 운다”는 그 설렘을 전한다. 도종환의 “지난해 첫날 아침에 우리는/ 희망과 배반에 대해 말했습니다/ 설레임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데/ 두려움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는 불안도 고백한다. 고은처럼 “새해도 여느 여느 새해인지라/ 궂은 일 못된 일 거푸 있을 터이고/ 때로 그런 것들을/ 칼로 베이듯 잘라버리는/ 해와 같은 웃음소리 있을 터이니”라는 말도. 
이제 그만 훌훌 털고 보내줘야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하루를 매만지며 안타까운 기억 속에 서성이고 있는 시인의 모습. 그 시인도 새해에는 멀어졌던 사람들을 다시 찾고, 낯설게 다가서는 문화를 받아들이며, 보다 더 부드러운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산을 옮기고 강을 막지는 못하지만 하늘의 별을 보고 가슴 여는 아름다운 감정으로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희망과 그 염원을 새해인사로 대신 배달한다. 
<이준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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