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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고민, 약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바라며
DATE 17-05-05 05:21
글쓴이 : 어드민      

영국 사상가 버트런드 러셀이 ‘행복의 정복’에서 말했다. 행복은 무르익은 과일처럼 복된 환경에 의해 입 속으로 저절로 굴러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사실 피할 길 없는 불행과 질병, 투쟁과 빈곤, 그리고 죄악이 충만한 이 세상에서 행복이 저절로 다가오길 기다리는 것은 무모하다. 행복한 인간이 되려면 누구나 다 당하는 각종 불행의 원인과 과감히 싸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행복하냐고 질문을 받았다.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가 열린 지역 사찰에서다. 권면은 이렇다. 인간 감정의 ‘파도타기’에서 벗어나 실재하는 내면의 심연을 찾아내 그 안에서 자족하라고. 이는 파스칼의 팡세에 나온 ‘신 안에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와 닮았다. 파도가 거대하게 밀려와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과 평정을 유지하는 내면의 힘을 말한다. 이는 행복은 그 상태가 지속되길 바라는 상황이라는 말과도 유사하다. 평온한 일상이 깨졌을 때 우리는 불안해지고 불행해진다. 갈등하고 두려워하며 흥분한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게 또 능사는 아니다. 이는 알랭의 행복론이 증명한다. “행복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행동을 의미한다”는 알랭은 스스로 자기 안에서 그 무엇을 찾아내려고 하지 않는 한 결코 행복은 구해질 수 없다고 말한다.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행복을 얻는 사람들만이 타인들도 행복하게 하면서 동시에 스스로도 한층 행복해진다는 것. 
그래서 그는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으로 자유로운 주체적 의지와 정신을 강조한다. 내적 성실성과 깊은 윤리의식, 그리고 스스로의 의지와 행동을 떠나서는 행복을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 말이 같은 맥락일까.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위대하다고 믿는 일을 하는 것이고, 그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말.
뉴스를 취재하는 일을 하는 경우 외부에 의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주 발생한 이 지역 총격 사건들 소식에도 많이 흔들렸다. 한인 소방관이 피해자가 된 달라스의 총격사건이 컸다. 다행히 그는 목숨을 건졌지만 상황은 더 비극적일 수 있었다. 남을 돕느라 무방비 상태에서 괴한의 총에 몇방이나 맞았으니 생명을 건진 것만도 신의 가호였다.   
그런데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인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또 알링턴의 한 스포츠 바에서도 연일 총격이 발생해 몇명씩 사망했다. 한인 소방관 총격을 모방한 범죄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어떻게 행복하라는 이야기인가. 여차하면 총든 괴한의 위협에 누구든 희생자가 될 수 있는 환경에서. 예이츠 시에서처럼 “세상 도처에서 삶이 자기모순을 이빨처럼 드러내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침착하라는 것인가. 
정치를 의존하겠다는 뜻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말에 한국 대통령을 뽑는 재외투표를 했다. 타주에서까지 비행기로, 자동차로 달려와 이곳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는 동포들은 분명 행복한 미래, 행복한 나라, 행복한 국민의 꿈을 안고 있을 터다. 
문제는 정치가 ‘전쟁’이 되고 있다는 불안감이다. 모택동이 말한 “전쟁은 유혈의 정치요, 정치는 무혈의 전쟁”이란 말이 대선과 그 이후에도 현실로 드러날 것 같은 이 불안감. 누가 대통령이 되든 마냥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달음질 칠 것 같지 않은 이 답답함. 
정치는 야망의 결과물이라서인가. 하긴 오바마 전 대통령도 정치적 야망에 청혼까지 했던 백인 연인과 헤어지고 미셸 여사와 결혼했다는 내용의 전기가 나왔다. 흑인 정체성을 유지해야 정치적으로 유권자에게 잘 보일 것이라고 여긴 그의 야망은 성공했다. 
반면에 프랑스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켜 결선투표에 나간 신생 정당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는 다르다. 부인은 그보다 나이가 24세나 많은 이혼녀였던 그의 고교 은사다. 최소한 그는 정치적 야망 때문에 결혼한 것 같진 않다. 행복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버드 교수인 존 롤즈는 “사회적 약자가 유리해질수록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된다”고 말했다. 나를 비롯해 주변에 약자가 많다. 그래서일까. 나와 남과 주변에 대해 이런 저런 고민으로 불면의 밤을 보낸다. 러셀이 행복하려면 지혜로운 자는 걱정을 할 필요가 있을 때만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는데, 수양을 쌓은 마음은 어떤 특정 문제를 밤낮으로 골똘히 생각하는 법이 없고, 생각해야 할 때만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는데, 난 수양이 한참 모자라다.  
<이준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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