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던져준 과학, 인류 행복의 길에도 응답하라
DATE 17-07-21 03:59
글쓴이 : 어드민      

남동생이 원자력공학과에 입학했을 때 우리는 다들 의아해했다. 생소한 학과이기도 했지만, 동생이 원자력에 웬 관심인가 싶었다. 물론 동생의 대답은 우리가 상상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공부 목표보다는 대입 학력고사 점수 맞춰서 택한 과였다는. 
동생은 내가 대학에서 인문학부를 택해 2학년 올라갈 때 중문학을 선택한 것도 공부 때문은 아니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맞는 말이다. 광활한 땅이니까 선교지로 좋겠다는 요상한 꿈에 선택했던 나였다. 그래도 동생은 자기 학과 선택 이유 한가지를 덧붙이긴 했다. 원자력이 앞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는 원자력학과 학생들 사이에 원자력 전공을 포기하고 싶다는 푸념들이 나왔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내세워 원자로 중단을 가시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찬반 논란은 뜨겁다. 선진국에서도 안전과 에너지 효율성을 인정해 다들 사용하는 원자로를 굳이 폐쇄하는 쪽으로 가야하는가라는 반대, 그나마 한국이 해외에 수출해온 우수한 원자력 기술이 사장되는 건 아닐까 우려 등이다. 
대통령의 탈원 정책 결정의 이유가 일부 편향된 환경주의자들의 입장에 휘둘린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도 있다. 가장 큰 북핵에는 눈감아주고 안전한 한국 원전을 문제삼는 건 논리가 안맞다는 주장이다. 
전문가가 아니라 난 어느 입장을 편들 위치는 아니다. 단지 환경을 생각하고 평화와 반전을 추구하려는 자체는 높이 사기에 갈등은 이해한다. 핵은 그만큼 인류에 ‘양날의 검’으로 던져졌다. 미국에서 최초로 원폭 실험을 성공시킨 핵물리학자 오펜하이머가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는 힌두교 경전을 인용하면서 “내 손에 피가 묻었다”며 슬퍼했다는 일화가 이를 압축해준다. 
무기발명가 캐틀링 박사는 “인간들이 핵이라는 무시무시한 병기를 손에 쥐면 무서워서 안 싸우겠지”라는 이상을 품었다고 한다. 반대로 오펜하이머는 “전쟁을 준비하는 국가, 혹은 전쟁 중인 세계의 무기고에 원자폭탄이 신무기로 추가된다면 이 세상 사람들은 반드시 하나로 단결해야 한다. 안 그러면 죽을 테니까”라고 말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막스 베버의 충고를 재고하게 만든다. 선(善)의 정책을 펴면 선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여기는 이는 정치적 어린아이일 뿐이라는 말. 핵을 쥐고 있는 북한에 대해 단지 평화 전략으로만 하소연한다고 되는 것일까 다시 생각해 보라는 말 같아서다. 
돌이켜보면 동생도 원자력공학과는 상관없는 길을 걸었다. 그냥 공대생이 얻는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게 지금 고민하는 원자력 전공자나 관련자에게 위안이 될 수 있으려나. 우리 모두 원하던 길로만 가는 건 아니라는 진부한 말.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내 전공과는 무관하게 살고 있으니 말이다.    
원하는대로만 풀리지 않았던 인생 진로 때문에 불우해하고 분노한다면 괴테의 말을 주고 싶다. 세상을 아름답게 살고 싶다면 지나간 일에 구애말라. 그리고 쉽게 화를 내지 말 것. 언제나 지금을 즐길 것이며 남을 미워하지 말고 앞날은 신에게 의탁하라.
스페인 영화 ‘100미터’는 인류 모두 ‘인생’이라는 질병과 최선을 다해 싸우고 있다는 걸 깨달으라고 말한다. 실화의 주인공은 다발성경화증에 걸려 단 100미터도 걷기 힘들다. 그런 그가 철인 3종경기에 도전한다. “이 질병은 함께 춤추기 힘든 상대지만, 발을 밟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춤을 출 수는 있다”고 말하면서다. 그리고 최소한 17시간안에는 완주해야 하는 대회에서 16시간 58분을 기록하며 결승점에 들어온다. 웃으라는 건지 울라는 건지 영화는 말이 없다.
시구만 떠오른다. 어쩌면 우리는/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 사는지 모른다/ 삶이 온갖 잔가지를 뻗어/ 돌아갈 곳마저 배신했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건/ 작은 마침표 하나다/ 그렇지, 마침표 하나면 되는데/ 지금껏 무얼 바라고 주저앉고/ 또 울었을까.
미국 명문 대학 심리학 교수들이 행복에 대해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내놨다. 행복을 증진시키는 방법이라는데, 의외로 답은 익숙한 것들이었다. 가령, 서로 신뢰하고 지지하는 이들끼리 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 또는 가끔은 속도를 늦추는 삶을 살라는 것, 그리고 친절한 행동을 베풀면 행복이 증진된다는 것, 물질보다 재미를 추구하고, 명상하라는 등등.
핵을 인류에 던져놓은 과학에게 새삼 인류 행복의 길을 묻다니, 마치 다발성경화증 환자가 ‘100미터’라도 내딪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완주하길 바란다. 
<이준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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