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창조 의도, 깨지면서 커가고 비워서 영원해지길
DATE 17-12-01 00:46
글쓴이 : 어드민      

한국 정부가 최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뜨거운 감자’였던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도 손을 봤다. 그러나 눈치만 보는 수준의 과세라고 욕먹고 있다. 과세 대상 소득을 소속 종교단체에서 받는 월급에만 국한한다고 해서다. 종교인이 월급 명목으로 받는 돈만 과세 대상으로 하고, 수행 지원비나 목회 활동비, 성무 활동비 등 종교단체가 포교 목적 등에 쓰도록 준 돈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는 것이니 왠지 ‘눈가리고 아웅’ 같아 보인다. 과세를 피해 빠져나가려면 얼마든지 길이 있어 보이니 말이다.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는 예수 말인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돈과 세속을 사랑하는 종교인으로서는 그 말도 다른 뜻이라고 왜곡시켜 과세를 피하려 하지만, 정직하게 받아들이는 종교인이라면 당연히 세금을 낸다. 
한때 유사한 일에 몸담고 지켜본 나로서도 이런 소득세법이라면 얼마든지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월급만 받는 게 얼마나 되겠는가. 물론 월급만도 엄청나진 게 현실이긴 하지만, 뒤에서 주고 받고 건네지는 돈에 비하면 월급은 조족지혈 아니겠는가. 
당시 내가 다니던 교회 부목사는 헌금통에서 직접 돈을 빼가길 반복하다가 어느날 설교 생방송 카메라에 포착된 일도 있었다. 그렇게 불로소득한 것까지 따지면 그들이 챙기는 돈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다 빈치 코드’와 ‘인페르노’ 등의 저자인 댄 브라운이 인류 기원을 찾겠다고 쓴 추리소설 ‘오리진’에서 화두처럼 나오는 말이 있다. “곧 세상 사람들은 모든 종교의 가르침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바로 그들이 모조리 틀렸다는 공통점을.” 종교인들의 위선을 비웃는 그다운 발언이다. 
최근 한국에서 세습으로 떠들썩한 대형 교회 이야기도 위선의 극치를 보여준다. 한 때 해당 교회 ‘아버지’ 목사는 교회 세습은 죄악으로 금지돼야 한다고 선언해 갈채를 받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말을 바꾼다 “아무리 봐도 내 아들이 세습하는 게 교회를 위해 최선일 것 같다”고. 그 교회를 위한 최선이라는 것이 바로 쌓아놓은 재산이요, 터지면 안되는 숨겨진 비리 은폐일 것이다. 그게 밝혀지면 교회가 깨지니까 교회 안 깨려면 아들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이걸 모른다. 안 깨지는 게 축복이 아니다. 차라리 깨지는 게 진정한 신의 계시고 축복일 수 있다. 다 알지 않는가. 기독교 역사는 자기들끼리 깨고 깨지면서 사방으로 전파되고 성장해온 반복이라는 걸. 
그 교회 이전에 같은 세습의 길을 걷다가 최근 아버지, 아들 목사 모두 도마에 오른 이단 교회는 내가 다녔던 교회였다. 그 아들이 세습을 받기 전 나에게 자문을 구했다. 난 단호하게 제안했다. “아버지더러 교회를 찢어서 여러 어린 목회자들에게 성도, 건물, 돈 다 나눠주고 아들인 당신은 그 중 하나, 조금만 물려달라고 말하라"고. 깨라고 충고한 것이다. 물론 그 말 때문에 우리 관계만 깨졌다. 
스피노자가 ‘신학-정치론’에서 이렇게 설파했다. 사람의 가장 큰 행복과 축복은 선(善)을 향유하는데 있지, 자기 혼자만 그것을 배타적으로 향유하고 있다고 자만하는 데 있지 않다고. 종교인은 선을 누리고 나눠주는 것에서 만족감을 얻어야 한다. 그 일을 통해 세상적인 것마저 배채우려 한다면 그 자격은 이미 박탈된 셈이다. 그래서 아무도 그 길을 쉽게 가면 안된다. 나도 못 간 이유다. 
한국 민정수석이 낙태에 대한 민원에 대답한다고 교황이 말한 ‘새로운 균형점’을 이유로 카톨릭도 생각이 바뀐다고 했다가 치도곤을 맞았다. 잘못 이해한 민정수석이 제멋대로 틀리게 인용한 것이다. 고개 숙여 사죄했다는데, 그는 종교인의 사상이나 이념이 자기처럼 쉽게 바뀔 줄 알았던 모양이다. 
종교인의 가치는 때론 고집에서 나온다. 그게 맞느냐, 진실이냐, 선이냐보다 더 강한 게 그들만의 논리다. 세습을 강행했던 이단 교회의 그 아버지 목사는 오래전부터 주입식으로 설교해왔다. 신의 궁극적인 인간창조 의도는 후계자를 세우는 것이라고. 우주를 넘겨줄 후계자를 신이 찾듯이 자기도 자기 교회를 넘겨줄 아들을 세우는 게 사명이라고. 그리고 그 사명대로 아들을 후계자로 세우고 넘겨줬다. 
그 목사 자신이 주장하던 또 한가지는 알고도 모른 척 한 채다. 신이 언젠가 우주도 불태워버릴 것이라는 말, 그 불타는 우주 안에 욕심쟁이들만 남아서 세상 욕심과 함께 불태워진다는 말. 비워야 영원히 산다는 뜻으로 나는 알아들었던 말들이다. 
<이준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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