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 피버 우려, 나무에 앉는 새 날개만 강했어도
DATE 18-01-12 00:25
글쓴이 : 어드민      

튤립 피버(Tulip Fever)라는 영화를 보고 튤립 광풍에 대해 찾아봤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과열 투기현상이다. 당시 새로운 식물 튤립에 반해 네덜란드인들이 그 뿌리에 투기했다. 사재기 현상은 물론, 아직 꽃피지 않은 뿌리까지 선매하다 보니 뿌리 가격이 상인 연간 소득 10배까지 뛰었다. 

물론 그 열풍은 곧 역풍을 맞는다. 거품이 꺼지면서 사겠다는 사람은 사라지고 팔겠다는 사람만 넘쳐 결국 휴지 가격이 되고 만다. 근대 유럽의 3대 ‘거품’ 광풍의 하나로 거론될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당연히 소수의 누군가는 어마어마한 차익으로 일확천금을 이뤘고, 반면에 수많은 이들은 손해를 보고 나락으로 떨어졌다. 자살자도 속출했다.

영화에도 이 열풍을 쫒다가 망한 이들이 있다. 대사들도 의미심장하다. “이 튤립들이 아름다움의 무상함을 상기시켜주지 않소? 이렇게 아름다운 것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말이오.” “그래서 그 아름다움을 손에 넣을 수 있을 때 즐겨야 하는 것이죠.” 

또 다른 튤립 광풍일까. 가상화폐 열풍 말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는 투기 열풍이 한국을 휩쓸고 있다. 결국 법무부가 나서 ‘위험한 도박’으로 규정하면서 거래소 폐쇄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도 “비트코인의 나쁜 결말을 확신한다”며 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국만 유달리 가상화폐 광풍이 뜨거워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말까지 붙었다. 가격이 한국에서만 높고, 거래소 세계 1위도 한국에 생겼다. 다단계 피라미드 유사 수신 사기꾼들도 극성을 부린다. 젊은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든다. 평생 버는 돈보다 큰 액수를 한방에 얻을 수 있다는데, 왜 힘든 공부하고 취업 준비하느냐는 것이다. 어차피 취업도 안되고 돼봐야 버는 돈은 빠듯하다. 그러니 비트코인 도박에 인생을 걸고 싶어진 모양이다. 게다가 주변에서 그렇게 벼락부자가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물론 그게 사기일지언정 믿고 싶은 마음뿐일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해보겠다고 뛰어든 쌈짓돈들을 ‘제로섬 게임’처럼 누군가 모아서 먼저 들고 튀면 남은 자들은 빈손이 된다. 정부 관계자가 “산업 자본화해야 할 자금이 가상화폐로 빠지고 해외로 빠져나가는데 이것이 붕괴됐을 때 개인적 손해를 생각하면 그 금액이 너무나 크게 우려한다”고 한 말이 무섭다.

이런 광풍은 한국 현실의 거울이다. 지난해 실업자가 평균 100만을 넘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구직 단념자도 50만명으로 역대 최고다. 청년 실업률은 10%에 이른다. 중소기업들도 감원이나 신규 채용 축소를 선언한다. 정부가 지향하는 소득 주도 성장 전략도 우려된다. 근로자 월급을 올려주면 이 돈이 돌아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이 정책은 이미 선진국에서 실패한 이론이어서 회의론자들이 많다.  

경제 활성은 규제를 개혁하고 기업을 살려 일자리를 늘리는데서 시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누군가 더 열심히 일해야 플러스가 생기는 게 경제다. 있는 것만 서로 더 가져가겠다고 한다면 저절로 잉여가 생겨나진 않는다. 투기가 아니라 노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욕을 많이 먹으면서도 이 점에서는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는다. 그를 맹공하던 워싱턴 포스트마저 경제정책에서 잘했다고 인정한다. CNN도 2017년에 부자가 되기에 최고의 해였다고 그를 좋게 평가했다. 한국이 자꾸 비교된다.

그나마 다행일까. 한국과 북한의 대화가 다시 열렸다. 고위급 회담이 성사되고,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 참여를 약속했다.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들고 양국 선수가 함께 입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나돈다. 통일이 눈 앞에 오는 건 아닌지 벌써 부풀게 한다. 정부도 이런 성과를 최대한 홍보하며 또 다른 ‘통일 열풍’으로 이끌려 할 것이다. 

그러나 아픈 경험들로 인해 이런 모든 열풍에 우려가 먼저 앞서는 걸 어쩌랴. 가상화폐 열풍을 보면서 반복된 투기 역사를 보듯 걱정되는 것처럼, 남북한 대화 재개 때마다 가졌던 기대가 허사가 되는 걸 숱하게 봤던 국민으로서 우려부터 앞선다. 얼마다 더 퍼주다 말 것인지라는 걱정, 믿을 걸 믿어야지라는 기우가 동상이몽의 남북한을 보면 자꾸 커져간다.

무조건 부정적이어서가 아니다. 희망과 기대를 헛된 데 갖지 않으려는 명민함일 뿐. 류시화의 “나무에 앉는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무가 아니라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다”는 말처럼 날개만 든든했어도 아무런 우려를 안했을 것이다. 
<이준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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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ulchi 18-01-1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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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입니다. 막 날려다 날개쭉지 부러진 꼬레안 '궁민'들은 머지않아 돼지우리로 들어갈겁니다. 믿을걸 믿어야지요. 통일은 될지 몰라도 김정은이 짱구가 아니라면 100% 적화통일입니다. 지금 조국 현실은 월남 패망 때의 판박이입니다. 해외 동포들도 평창을 핑계로 곧 패거리가 갈릴 것이라고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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