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간 탕자, 받아들이되 중심이 필요한 이유
DATE 18-01-19 00:37
글쓴이 : 어드민      

달라스 한인타운을 관통하는 수백명 한인들의 퍼레이드, 꿈에 그리던 미주 한인의 날 기념 행렬은 장관을 이뤘다. 어가행렬을 위시해 전통 한국 복장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물결을 이룬 가운데 달라스 도로 한복판을 한인의 얼과 정신이 누빈 것이다. 취재 기자의 감격스런 일성처럼 “우리 모두 함께 걸었고, 함께 해냈다”가 걸맞는 자랑스런 행사였다. 

“함께 해냈다”고 감격스런 결과에 대해 일성을 뱉은 일이 또 있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한국 평창으로 결정된 후에 이건희 회장이 한 말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3수만에 이뤄진 일이었다. 2003년과 2007년에 실패한 뒤 2011년 세번째 시도에서 성공시킨 쾌거였다. 유치 성공 주역들로 당시 대통령, 유치위원장, 대한체육회장, 이건희 IOC 위원 등이 거론됐다. 특히 수감 중이던 이 회장을 2009년 사면까지 해주며 유치 임무를 맡겼으니, 평창 선정 후 그는 감격에 넘쳤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함께 만든 겁니다. 저는 조그만 부분만 담당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다. 그 평창 유치를 성공시킨 이들은 대회를 앞에 두고 의식불명이거나, 재벌로 혹은 적폐 대상으로 공격을 받으며 역사의 뒤안길에 서있는 반면 대회 자체 영광과 환호는 다른 이들이 누리게 됐으니 말이다. 물론 올림픽 개최지는 7년 전에 결정되는 것이라 유치 당사자들과 대회 주관자는 다른 걸 탓할 순 없다. 다만 “함께 해냈다”는 말처럼 같이 누리고 환호받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일 뿐. 

북한 참가까지 결정돼 더 감격스러워야 할 평창동계올림픽이 왠지 슬프다. 이제는 ‘평양’ 동계올림픽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니 주객전도된 분위기가 마냥 신나지만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선수 단일화 때문에 상처입은 한국 아이스하키 여자선수들 이야기도 아프고, 참가 선수는 고작 10여명인데 230여명의 응원단과 30명의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140명의 관현악단에 북한 선전요원까지 500명이 참가한다는 북한의 목적이 무엇일까 싶을 정도다. 

남북 선수 연습지라는 미식령 스키장은 또 뭔가.  국제 대회 수준 미달의 시설에 북한의 선전거리인 곳을 우리 선수단이 왜 찾아가 연습해야 하는건지. 개최국의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는 그렇다쳐도, 전야제마저 개최국이 아닌 북한에서 하는 이유도 그렇다.

이 기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북한에 좀 베푸는 심정을 가져라면 할 말 없다. 허나 북한이 만든 선전 영상을 보면 마치 북한이 유치해낸 평양올림픽인줄 알겠다는 지적에 동감한다. 스포츠를 정치가 밟고 올라가 올림픽 정신이고 뭐고 뒤죽박죽된 듯한 이 찜찜함, 전 세계의 체육제전을, 그것도 한국이 개최하는 걸 순수하게 즐기나했는데 당혹스럽다.

이런 기우는 예고된 바 있다. 지난해 6월 태권도 시범단을 이끌고 남한을 찾은 북한 IOC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인사들이 스포츠 교류를 제의하자 “스포츠 위에 정치 있다”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스포츠조차 정치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면 안되는 북녘땅이고, 그들을 달래고 눈치보며 퍼줘서 또 다른 정치적 상패를 얻으려는 남녘의 모습이 비애스럽다. 

스포츠에 애국심이나 인권, 인류애를 담는 건 좋다. 장애우나 불치병 환우를 위한 메시지를 담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적이거나 종교적 메시지는 스포츠에서 삼간다.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이 선수 단일화를 위해 국민을 설득 회유하는 걸 보면 뭐가 우선인가 싶다. 스포츠 정신이나 선수 인권보다 정치적 명분이 더 우선된다는 논리 같아서다. 통일, 남북교류의 명분에 찬물 끼얹는 짓을 하고 싶냐는 식의 으름짱이나 다를 바 없다. 

“어떤 논의가 마구잡이로 칼자루를 휘두르거나 베어버리는 방식이거나,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식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희망적이고 논리적으로 옳아 보여도 채택하지 말아야 한다”는 철학자의 말도 있는데.

남한 지도부가 북을 대하는 걸 보면 마치 성경의 ‘집나간 탕자’라도 되는 것 같다. 더 엇나가지 않도록 마구 챙겨주고 눈치보며 모든 걸 받아주려는 아버지라도 되는 냥. 그래서 집 나가지 않았던 다른 자식들은 다소 함부로 대하고 무시해도 된다는 걸까. 

‘성경의 탕자’는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고 돌아오던 중이었다. 북한은 그런 탕자가 아니다. 잘못 한 바가 전혀 없고, 그래서 오히려 자기 사상을 남에게 물들여야 한다고 완강하게 믿을 뿐이다. 그 탕자에게 다 넘겨주거나, 탕자따라 집나갈 것 아니라면 분별력과 중심은 잡고 대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준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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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열 18-01-2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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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안내고 보는 글이라 뭐라고 적어도 할말은 없다만은 지난 보수정권 후 전화한통 편지한통 연결하지도 못하다가 급작스레 이뤄진 이러한 성과물에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지나친 노파심이나 잘잘못을 운운하는것은 베알이 꼬여 돌팔메 질에 준하지 아니한가. 일단 타국에서 현장의 말보다는 미디어를 통해 취하는 정보에 판단하는 우리로서는 올림픽이 마무리 되고 일침을 가하는게 옳지 않을런지
이크 18-01-26 00:08
답변 삭제  
혹시 올림픽취재 해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적자로 쫄딱 망할법한 이번 동계올림픽을 북한이슈로 중계료만 러시아올림픽 10배인건 알고나 있으신가요?
그러면 저정도 이슈는 계속 만들어줘야 하지 않나요?
뭘 근거로 평양올림픽으로 전락한다는건지 빈약합니다.
조중동 좀 줄이시고 구글 번역기 돌려서 해외신문도 보세요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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