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금메달보다 더 빛난 클로이 김의 우승 소감
DATE 18-02-16 02:00
글쓴이 : 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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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스노우보드’라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클로이 김이라는 ‘천재 소녀’ 덕분이다.
실력은 출중하나 나이가 너무 어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해 화제가 된 클로이 김.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언론들은 일찌감치 클로이 김 띄우기에 나섰고, 클로이 김은 금메달로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스노우보드 경기를 관전한 대부분의 달라스 한인들도 감동 속에서 경기를 지켜봤을 것이다. 88 서울 올림픽 이후 고국에서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라는 사실, 그리고 흠잡을 데 없는 경기장 시설이 고국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해외 동포들에게는 그 자체만으로 감동이었다.
몸속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외모도 영락없는 한국인인 클로이 김이 금메달을 확정 짓는 순간 감동은 극에 달했다. 마치 내 딸이 조국에 금메달을 안긴 것처럼.
그런데, 경기가 끝난 후 클로이 김이 성조기를 펼쳐 드는 순간 ‘찰나의 혼란’이 왔다. 느낌상 왠지 태극기가 나와야 할 타이밍인 것 같았는데, 커다란 성조기를 펼쳐 든 클로이 김의 모습이 순간 낯설기까지 했다.
“내가 지금 누구를, 어떤 나라를, 왜 응원한 거지?”
내 딸 같아 보이는 클로이 김을 응원하면서, ‘미국 대표선수’라기 보다는 ‘한국인’을 응원하는 마음이 드는 건 이민 1세대에게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이민 1세대가 정서적으로, 또는 문화적으로 한국에 치우쳐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렇다면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의 아이들은 어떨까? 태극기만 보면 왠지 울컥해지는, 그런 감동이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있을까? 우리의 아이들은 성조기에서 그런 감동을 느낄까?
이민 가정의 대부분은 이민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로 ‘자녀교육’을 꼽는다. 더 나은 환경에서 자녀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시키기 위해 이민을 왔다는 것이다. 그러한 부모들 가운데 적잖은 수가 간과하고 있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아이들의 ‘정체성’이다. 단일민족이 사는 한국에서야 특별히 아이들의 정체성에 대해 걱정할 게 없었지만, 아직까지는 백인이 주도하는 미국 사회에서 동양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자녀들에게 정체성은 쉽지 않은 문제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들의 대부분은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까지 자신이 백인인 줄 알고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인종에 관계없이 이성 친구도 사귀고,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고 특별활동만 잘 하면 학교에서 또는 친구들 사이에서 대우 받으며 지낼 수 있다.
그러다 대학에 진학하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자신이 동양인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미국 내 아시안계의 사회적 진출의 한계를 의미하는 ‘대나무 천장’(bamboo ceiling)이라는 표현이 이러한 현실을 말해준다.
일부 경우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창피해 어린 시절 한국어, 한국문화와 담 쌓고 살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2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체성 때문에 가장 힘든 건 아이들 자신이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본능적으로 끌리는 한쪽에 집중하며 살면 편할 텐데. ‘코리안’이나 ‘아메리칸’ 둘 중 하나면 좋으련만, ‘코리안-아메리칸’은 또 뭐람.
“나는 미국과 한국을 모두 대표한다고 생각하며 이는 큰 영광이다.”
클로이 김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했다는 말이다. 어른들에게는 당연한 이야기로 들리지만, 17세 어린 소녀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기특하기 그지없다. ‘코리안-아메리칸’의 의미를 알고 한 소리다.
‘코리안’과 ‘아메리칸’ 양쪽으로 균형 있는 가치관을 갖는 것은 아이들이 혼자서 습득하는 게 아니다. 기성세대가 본보기가 되고, 또 드러내 가르쳐야 한다. 
한인 2세들을 한국과 미국 양쪽 가치관에 균형을 가진 사람으로 키우지 못한다면, 이는 아이들 개인의 손실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 손실이 된다. 클로이 김의 금메달을 계기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코리안-아메리칸’의 가치를 제대로 심어주고 있는지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토니 채 편집국장 | 뉴스코리아 | editor@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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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ulchi 18-02-16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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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참 멋진 코메리칸이었습니다. 횟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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