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취급, 억울한 이민자의 절박함을 부른다
DATE 18-03-02 00:46
글쓴이 : 어드민      

그럴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막상 기사를 보니 억울함이 더 밀려들었다. 텍사스 이민자들의 범죄율이 미국 출생 시민권자들보다 훨씬 낮다는 기사였다. 불법체류자를 포함한 이민자 전체 기소 및 수감 비율이 상대적으로 미 시민들의 것보다 많이 적다는 자료 분석 기사가 나온 것이다. 텍사스가 이러하니 미 전체도 비슷한 추세일 것이라는 진단도 곁들여졌다. 

이민자의 한사람으로 그간 ‘싸잡아’ 범죄 후보자로 비쳤던 설움이 새삼 와닿았다. 사실 미 정부나 방송 등은 불법체류자를 포함, 이민자들이 위험한 집단으로 보이게 하려고 은연 중 애써왔다. 대통령부터 이민자를 범죄 위험군으로 지칭했다. 미국 땅에서 제거하려는 빌미로 그만한 게 없어서였을 터. 그래서 불체자의 살인 사건이 나면 대서특필되면서, 이렇게 위험한 존재들이니 미국 땅에서 당장 쫓아내야 한다고 자극을 줬다. 너무 잘 먹혀드는 전략이기도 했다. 

이민자로서 죄지은 것 없어도 눈치보고 주눅들어 다녀야했던 자화상을 우린 공유하고 있다. 경찰이 다가오면 이유없이 머리털이 곤두 섰다. 이제 이민자 신분 단속까지 할 기세여서 그 불안감은 가중됐다. 

그러나 따져보니 우리는 억울하다. 이민자들은 매우 얌전하고 범죄율도 미미한 인구 층이었던 것. 심지어 최근 미국의 범죄율이 감소하는 이유가 이민자들의 대거 유입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문제는 이민자라는 신분, 즉 뿌리가 다르다는 것 때문에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해도 그 선입견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시민권자라고 부르면서 그들은 우리를 동시에 이민자라고 부르지 않는가.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뿌리깊은 선입견은 시대가 첨단화되고 세대가 바뀌어도 앙금처럼 남아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때 보여준 미국 주관방송사의 해설자가 대표적인 예 아니었던가. 

나름 타임지 기자 출신으로 중국 관련 저서도 내고 아시안 전문가로도 활동한다는 그의 입에서 거침없이 터져나온 발언, “일본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을 강점했던 국가지만, 모든 한국인은 발전 과정에 있어 일본이 문화, 기술, 경제적으로 중요한 모델이 됐다고 말할 것이다”라는 망언.

오래 전 미국에 유학와서 아시안 연구 공부를 할 때, 이런 잘못된 사고방식이 미국 교수나 식자들 사이에 뿌리깊다는 걸 느껴 충격이었던 적이 있었다. 

그들은 한국을 중국이나 일본의 ‘짜투리’로 봤다. 북한과 함께 아시아의 ‘끄트머리’를 차지하는 위치로 치부했다. 이제는 좀 나아졌지만 미 교수 중에는 일본이나 중국 연구를 자랑스러워 했지만 한국 연구는 마치 실력이 안돼 선택한 전공인 듯 굴었다. 올림픽 해설자도 그 때 그런 교수들에게서 배웠으니, 그런 망발이 실로 자연스럽게 터져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인식도 완전 달라져야 할 때다. 트럼프 대통령 딸 이방카가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했다가 한국 뽀로로 인형을 그녀 자녀 선물로 사갔다고 난리다. 그리고 한국 사교육에 관심을 보이며 “얼마나 들어야 되는 것이냐”고 물었단다. 아마 그녀도 그간 얕보기만 하던 작은 나라가 교육열 하나는 세계 최고인 것에 직접 보고 감탄했을 것이다.

3·1절이 있었다. 학교 시절 숱하게 암송하던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는 지금 암송해도 울컥한다. 100년전에 우리 선조들은 대한민국이 독립국, 또 자주국민임을 전 세계에 선포하며 태극기를 흔들었다. 그들이 없었던들 지금의 후손들이 미국에서 살 수나 있었을까. 

이민자로서 지역 한인계 정치인, 법조인의 주류사회 진출이 반갑고 자랑스러운 이유가 그래서다. 범죄 집단 무리처럼 취급되는 이민자지만 토종 미 시민권자보다 더 당당하게 실력으로, 장벽을 넘어서는 그들을 우리는 뒤에서 응원하고 지켜본다. 

성공과 일, 야망을 다루는 드라마 ‘미스티’ 여주인공의 말을 적용해본다. “너 지독하게 굶어본 적 없지? 차별 때문에, 서러움 때문에 뼛속까지 사무쳐본 적 없지? 그러니 그 절박함이 뭔지 알 리가 없지. 내 눈에는 과시하고 싶고 누리고 싶어서 그 자리를 원하는 네 절박함이 너무나 얄팍하고 경박해.”

우리도 이민자로서, 소수계로서 차별과 서러움에 뼛속까지 사무쳐본 적이 있다. 그 절박함이 지금 새 인물, 새 패러다임의 탄생을 바라게 만들었다.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민 한인 커뮤니티를 함께 드높이겠다는 절박함으로 덤벼드는 것이라면 우리는 결과가 어찌 되든 끝까지 지지하고 응원할 것이다. 
<이준열 뉴스코리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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