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잔혹사, 언제나 추앙의 대세 기사 쓰려나
DATE 18-03-15 23:47
글쓴이 : 어드민      

그가 포르노 배우와 잤다 해도 우리는 그에 대한 지지를 멈추지 않겠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지지자의 하나인 달라스 대형 교회 목사의 말이다. 보수적인 텍사스 침례교회 목사의 입에서 ‘간음했다고 대통령 자질이 문제되는 건 아니다’는 발언이 나온 것이다. 대통령으로서의 정치 수행 능력을 보고 그를 뽑았지, 사생활은 문제삼지 않겠다는 식이다. 

언뜻 그럴싸한 말인데 왠지 억지스럽다. 성추행한 것 때문에 ‘미투’로 몰려 한국 대선주자 1순위인 인물이 정계를 떠나는 상황에 비하면 너무 뻔뻔한 논리로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 추문이 클린턴 전 대통령 성추문 사건처럼 탄핵으로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대선 직전에 트럼프 변호사가 입막음용으로 13만달러를 해당 여성에게 건넸기 때문에 이에 대해 그 여성이 증언할 수 없다는 말도 있다. 결국 13만달러를 주고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 자리를 산 셈이다.

실제 성추문으로 인한 트럼프와 공화당의 패색은 여기저기서 현실이 되고 있다.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패한 공화당이 지난해 12월 공화당 텃밭인 앨라배마 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충격적인 패배를 했다. 자기 밥상을 남에게 허무하게 뺏긴 이유가 공화당 후보의 성추문이어서 더 허무했다. 

이어 올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펜실바니아 주 연방하원 보궐선거가 14일 있었는데 이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패했다. 이 보궐선거 역시 성추문으로 공화당 의원이 사임하는 바람에 후임을 뽑기 위해 치러진 것이다. 

트럼프의 정치적 고향으로까지 여겨지는 펜실바니아에서의 패배라 충격은 더 크다.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이었던 곳이지만 이제 싸늘한 민심만 느껴진다. 

펜실바니아 선거 결과를 받아든 텍사스 공화당마저 비상이다. 공화당 일색이라 유유자적하고 있던 공화단 정치가들이 ‘경종이다’ ‘정치적 지진이다’ ‘공화당에 대한 역풍이다’며 설레발을 떤다. 

솔직히 미국 대통령이 추문 때문에 물러나는 건 쉽지 않다. 미국 영화 ‘더 포스트(The Post)’가 그려낸 언론의 역할을 보면 극명하다. 닉슨 행정부 시절 반 월남전쟁 정부기밀 폭로를 워싱턴 포스트가 특집으로 내기까지의 사주, 주필, 기자 등의 갈등과 반전의 연속을 숨가쁘게 담은 영화다. 특히 여성 사주가 백악관 요처 인물들과 친한 관계여서 친구를 고발해야 하는 상황을 놓고 갈등한 것은 이 영화의 백미다. 결국 막판에 ‘go’를 외쳐 인쇄소에 넘겨진 기사가 나갔고, 연이어 워터게이트로 이어진다는 줄거리다. 물론 신문은 ‘대박’을 친 셈이어서 승승장구한다.

방송과 권력의 암투 내용도 담긴 한국 드라마 ‘미스티’에서 보도 국장의 말이 뜨끔하다. “내가 이렇게 오래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건 대세를 거스르지 않는다는 신조 때문이었다”는 말. 그 대세가 탄핵일 수도, 촛불일 수도, 태극기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 때 그 때 대세를 파악해내는 재주도 큰 재주다. 

현재 한국의 대세는 대통령 잔혹사다.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조사받고 있어 또 감옥행이 될 수도 있는 비극의 연속이 우리를 기다린다. 

누가 한국 대통령이 되든 개인적으로 반갑거나 기대되기보다 걱정되고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던 이유가 이 결말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이 된 인물 모두 하야, 탄핵, 피살, 자살, 수감 등으로 이어지니 이는 세계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대통령 수난사’다. 

따져보자. 3대째 독재하는 북한의 김씨 왕조보다 못한 인물들이 한국 대통령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장기집권의 길을 열어놓고 우상 숭배 수준의 반열에 오르기 직전인 중국 시진핑이나, ‘썩은 독재라도 혼돈에 대한 공포보다는 낫다’는 소리를 들으며 연임을 굳히고 있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보다 못한 사람들만 우리가 대통령으로 선출해 모두 불행한 결말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13만달러에 대통령직을 사놓고도 떵떵거리는 그런 것도 아니지 않은가. 

전체적인 시스템이 고장난 것일 수 있다. 과반수 이상만 표를 얻으면 왕처럼 권한이 주어져 정적에 대한 숙청, 청산, 보복을 한다. 그러다 자신이 물러나면 다음번 제왕적 대통령에게 똑같은 보복을 당한다. 전형적인 쳇바퀴다. 이런 정치 시스템을 고쳐서 비극의 연속 고리를 끊어내야 할 때가 왔다. 

우리도 이제 대다수 국민에게 영원히 존경받는 대통령 하나쯤은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인물을 기쁨으로 추앙하는 ‘대세’ 기사라면 흔쾌히 쓸 것이다.
<이준열 뉴스코리아 부사장/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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