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정보유출, 미래판 신노릇의 전조증상인가
DATE 18-03-23 01:13
글쓴이 : 어드민      

불안하다 했는데 그 불안이 현실로 터졌다. 페이스북 회원 정보 유출 사건이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영국의 데이터 분석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회원 정보를 유출해 트럼프 후보를 지원했다는 의혹이다. 유출자는 CA이지만 정보 보유자 페이스북의 책임도 만만치 않다. 이 소식에 페이스북 주가가 추락하고, 페이스북 삭제 운동이 불붙었다. 저커버그 페북 CEO가 사과 방송을 했지만 여론은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SNS가 이제 하나의 권력임을 증명한 사건이다. 페이스북에서의 정보, 가짜뉴스가 현실 정치에 영향을 준다는 점 때문이다. 영국 브렉시트에서, 그리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그게 드러났고, 한국 대선에서도 그 역할은 무시 못할 수준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두려운 건 페이스북에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었다는 점이다. 개인 일기장 쓰던 것처럼 신상정보는 물론 삶의 자잘한 모든 모습을 담아두고 있었는데, 사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었는지 새삼 놀란다. 아는 사람들에게만 보이고 싶은 이야기와 사진이라 해도, 그건 이미 페이스북에 넘겨진 상태다. 내가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도 없다. 결국 나에 대해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존재가 생겨난 셈이다.  

한번 올리면, 또는 일단 전송되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이 SNS의 특징이다. 삭제나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내 방에서만 삭제가 될 뿐 상대방 창에서도 지워지지 않고, 또 서버에는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세컨드폰이 유행한다는 말이 있다. 미국에서 출시된 더 라이트폰과 이유가 같다. 통화기능만 하는 저가의 폰을 하나 더 사용하겠다는 것. 삭제할 수 없는 실수를 줄이고, 또 남기고 싶지 않은 정보 유출을 막아보려는 노력이다. “더 많은 연결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라이트폰 회사 선전이 먹히는 이유다. 

첨단 미래를 꿈꾸는 이들에게 언젠가는 이뤄져야 했던 자율주행차도 그렇다. 우버가 자율주행차를 애리조나에서 시험하다가 보행자 사망 사고를 냈다. 그 때문에 관련 연구나 실험이 전면 중단됐다. 그러나 일시적 중단일 게 분명하다. 인류의 첨단 기술 열망은 ‘바벨탑’ 욕망처럼 멈춰지지가 않을 것이기에.

우버에서 무인차 개발을 담당하는 인물은 구글에서 자율 주행 기술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는, 몸값 높은 인물이다. 자율주행 관련 최고 전문가인 그가 인공지능 종교인 ‘미래의 길’을 설립했다는 사실은 놀랍다.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어느 지점이 오면 인간은 기계에게 지배당할 것이니, 그 때 그들을 신으로 섬겨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얼마전 사망한 스티븐 호킹이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인류 멸종을 피하기 위해 100년 이내 지구를 떠나 새로운 터전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한 것도 이해가 간다. 100년이나 더 살 것 같지 않은 현 세대로서는 잠깐 쓴웃음 지으면 될 일이지만, 후세에 살아야 할 이들에게는 무시못할 경고일 터. 

실제 미항공우주국 NASA는 우주에서 생명이 살 수 있는 장소를 찾는 미션을 오래전부터 수행하고 있었다. 그만큼 인류 대재앙은 가까워진 모양이다. 그러나 NASA의 한 여성 천문학자의 말도 일리가 있다. 인류가 진정으로 혹독한 화성을 인간이 살 환경으로 변화시킬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면, 인류 능력은 그보다 훨씬 쉬운 일인 지구를 보존하는 일을 할 능력도 있다고 믿으라는 말. 인류 공간인 지구, 있을 때 잘하고, 소유하고 있을 때 아끼자는 말이다. 이 지구에서 승부를 보는 게 어떠냐는 말이다.

어쩌면 인간의 본성인 “사람은 실수하는 것보다 고립되는 것을 더 두려워한다”는 말이 이 모든 현상에 부합할 지 모르겠다. SNS, 그리고 첨단기술로 인류가 도망치고 싶은 건 혼자 남고, 혼자 뒤쳐지는 것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일 수 있다. 차라리 정보를 유출 당하고 사고를 당한다 해도 모두 앞서 달려가는 대열에 뒤쳐지지 않고 끼겠다는 애씀이랄까. 혹 부작용이 있어도 그게 누리는 대가라고 최면을 걸면서. 

자율주행차 전문가는 인공지능을 신으로 섬길 날을 예언했다. 반면 호킹은 신은 없다고 선언했다. 현대 물리학은 우주 창조에서 신을 위한 자리를 남겨두지 않는다고, 우주는 무(無)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신의 존재가 필요치 않다면서다. 그런데 신 아닌 신이 지금 내 삶을 주관하려 한다. 허락없이 내 정보를 멋대로 사용하는 그것들, 신노릇 아니면 뭐겠는가. 
<이준열 뉴스코리아 부사장/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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