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전쟁의 한 전략 3탄으로 결론내자
DATE 18-04-27 01:06
글쓴이 : 어드민      

최근 한장의 사진이 나를 감동시켰다. 남북 두 정상의 악수나 포옹 장면의 사진이 아니다. 바바라 부시 전 영부인 장례식에 참석한 미국 전 현직 대통령 4명과 부인들의 기념사진이다. 조지 W. 부시 부부, 빌 클린턴 부부, 버락 오바마 부부,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까지 함께 한 사진이다.

어깨동무도 하고 손도 잡고서 찍은 이 사진의 감동은 뭘까. 서로 다른 배경, 정치색, 시대와 나이를 뛰어넘어 전, 현직 대통령 부부들이 이렇게 모일 수 있고 또 환한 미소로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 이게 미국과 한국이 다른 모습이라는 것 때문일까. 

이들은 지난 30년간 미국 대통령으로 권좌를 뺏고 뺏기던 주인공들이다. 클린턴은 바바라 부시 남편 부시 대통령을 경제에서 ‘바보’라고 공격하면서 대통령 자리를 빼앗았다. 아들 부시는 클린턴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을 공격하며 다시 권좌를 가져왔다. 그 부시 대통령의 무능을 비판하며 오바마가 승리했다. 그리고 그 오바마 대통령의 위험성을 트럼프가 공격하며 보수파 대통령으로 등극했다. 

하나같이 상대방 선임 대통령을 무참하게 공격하며 대통령 자리를 탈환해내는 역사의 주인공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악수를 하고 위로를 건넨다. 정말 강한 자들이 보여주는 여유라고 할까. 찬사가 쏟아진다. “과오없는 완벽한 대통령이 어디 있겠느냐” “개인적으로 반대했지만 이제 그들에 대한 미국인의 추억은 존중한다” “이기심이 아닌 애국심을 가치로 삼은 자들의 모임이다”고. 

손자병법의 말처럼 싸움에서 가장 좋은 승리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승리다. 진정한 강자는 약자와의 싸움에서 피를 보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 언제든 누구와든 손잡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이유는 상대가 함부로 할 수 없는 힘을 내면에 갖췄기 때문이다. 

전쟁론의 저자 클라우제비츠의 말처럼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기려면 전쟁을 할 것과 같은, 전쟁을 해서 이길 것 같은 강함을 보여줄 때다. 약한 쪽이 감히 전쟁을 하지 못하고 굴복하게 되기 때문에 이뤄진다.  

정상회담도 엄밀히 말해 전쟁의 한 전략이다. 승리하기 위해, 싸우지 않고 이기기 위해 취한 전략이다. 이 정상회담이 몇차례 보던 ‘데자뷰’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다. 우리가 약한 상태에서 손을 잡은 전략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사적일 수 있는 정상회담의 그림이 이번으로 세번째다.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손을 굳게 잡고 포즈를 취했었다. 말 그대로 한반도에 당장 평화와 새 시대가 도래할 것처럼 세기적인 만남 장면으로 그려졌던 것들이다. 그러나 매번 주인공들의 ‘연기상’ 정도로 결과는 허무했다.

이번 만남의 그림은 그 이전 것들과 다르게 화룡점정이 제대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물론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낙관적이기도 하지만 회의적인 시선도 여전하다. 솔직히 ‘우리가 이기길 바라는 마음’이 앞서는 건 어쩔수 없다. 한반도 비핵화든, 평화통일이든, 아니면 그저 노벨평화상에 머무르든 남한이 승리해야 한다. 북한이 미군철수를, 그리고 경제적 재생과 그로 인한 독재 정권 연장을 노리는 것일 수 있기에 우리가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총성없는 전쟁이다.  

전략상 남한이 절반만의 힘으로 전쟁터에 나간 모양새가 아쉽다. 보수는 국가를 생각하고 진보는 민족을 생각한다는 지적처럼 갈라진 이념의 한쪽만 안고 나갔다. 한쪽 성향의 남한은 옥에 가둬둔 상태다. “전쟁이란 국가 전체의 확고한 신념을 요하는 것”이라는 말이 아픈 이유다. 온 국민의 단합된 의지가 적의 사기와 의지를 꺾을 수 있는 무혈 승리의 필수요건인데 그 힘을 다 모으지는 못했다. 

반면 북의 전략은 좋다. 모택동이 말한 “혁명에서 타협이란 드물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타협을 하는 경우는 전략을 더 진척시킬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일뿐이다”를 교과서로 삼은 듯하다. 

11년만의 남북정상회담이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흥분한다. 그러나 11년전에, 그리고 18년 전에 똑같은 기회, 만남, 악수, 기대의 ‘전쟁’이 있었다. 사실 그 때 결말이 나고 승리했다면 재방송같은 오늘의 이 그림은 없어도 됐다. 배우만 바뀌고 같은 장면을 다시 찍는 일이 아무리 역사는 반복한다고 해도 이번만은 그 결론이 달라져야 한다. 

영화든 뭐든 2탄, 3탄 시리즈는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주인공만 바뀌고 연기상 정도가 결과일 거라면 더더욱 여기서 끝장봐야 한다.  
<이준열 뉴스코리아 편집국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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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ulchi 18-04-27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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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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