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오면? 그동안 자기학대 국민은 늘어간다
DATE 18-07-05 23:43
글쓴이 : 어드민      

한국과 비교되는 뉴스들을 종종 보게 된다. 최근 한국 뉴스에 ‘지적장애 의붓딸 6년간 성폭행해서 임신시킨 계부, 징역 20년’이 있었다. 의붓딸이 8세 되던 때부터 강제 성폭행하기 시작해 6년이나 몹쓸 짓을 저질러 임신 및 중절 수술까지 시킨 계부다. 물론 20년형이면 많은 편이다. 이전에 유사한 범죄자에게 기껏 징역 2년, 5년 등이 선언된 것에 비하면 그렇다. 

그런데 텍사스에서도 유사한 뉴스가 있었다. 10여년간 아이들에게 성폭행을 가한 남성에 대해 ‘645년형’이 선고됐다. 사면 가능성도 배제시켜서 최소 수백년 후에야 출소할 수 있게 됐다. 말 그대로 감옥에서 살다 죽으라는 이야기다. 20년형 받은 한국 계부는 텍사스에 살지 않은 게 감사할 것이다. 그러나  몹쓸 어른에게 성폭행 당하는 어린아이나 지적장애아는 한국이 고맙지 않을 것이다. 미국처럼 이런 나쁜 어른은 철퇴를 가해주는 곳이 더 고마울 것이다.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일본이 벨기에에게 연장 시간 결승골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이기고 있다가 아깝게 졌으니 그 비통함과 분노는 오죽 했을까. 한국 공영방송에서 이를 중계하던 해설자는 벨기에가 마지막 골을 넣자 ‘감사합니다’라고 흥분해 소리치는  바람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런데 경기장에서 응원하던 일본 팬들이 패배 후 나가면서 자신이 있던 자리를 깨끗하게 치우고 갔다는 기사가 떴다. 미리 준비해간 쓰레기봉투에 먹던 음식 찌꺼기와 휴지 등을 말끔히 주워담아 갔다는 것이다. 또 일본 선수들 역시 쓰던 탈의실을 티끌 하나 없이 치워놓고 갔다는 기사도 함께였다. 종이 한장만 남겼는데 러시아어로 ‘감사하다’는 인사말이 적힌 것이었단다. 패배했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 멋진 퇴장이었다. 오히려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정치나 언론이라는 면에서도 그렇다. 숱한 의심스런 과거 행적으로 사퇴 논란을 빚던 한 청와대 2급행정관이 대통령의 총애로 자리를 이어갔다. 전 정권이 국정농단의 사적인 관계로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그의 측근 행보도 우려를 자아냈다. 반발에 못 견디겠는지 그가 사의를 밝히면서 ‘잊혀질 영광’ ‘사라질 자유’라는 감성적인 언어를 사용했다. 멋진 어휘에 그의 자만심이 느껴진다. 그런데 청와대 대변인이 국민을 향해 한술 더 떠 발표했다. 그의 사의를 받아주지 않겠다면서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는 참으로 감성적인 언어를 사용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것일까. 

한국 집권 여당의 여성 대표 딸 결혼식이 도마에 올랐다. 호화 결혼식을 올리면서 정부 주요 관계자 40여명이 총출동하고, 하객 400여명이 몰렸다. 축의금 내려고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였단다. 2015년 딸 결혼식을 앞두고 정계 내부에 청첩장을 돌리지 않고 축의금 역시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다른 총리 후보자와 완전 반대되는 행태라고 지적 당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대표의 언론에 대한 태도다.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쓰면 무조건 날을 세운다. 사실 당 대표 정도면 좋은 소리도, 쓴소리도 다 들어야 한다. 그런데 해당 대표는 자신에 대해 부정적 기사를 쓴 특정 기자를 향해 “또 왜곡하려 하느냐, 빠져라. 노 탱큐”라며 질문을 회피했다. 

이 때문에 미국영화 ‘더 포스트’를 다시 언급하게 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작품으로, 베트남 전쟁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극비문서를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극적으로 입수해 폭로하는 실화여서 흥미로웠던 영화다. 영화에서 신문사 사주는 백악관으로부터 숱한 압력을 받는다. 경영이 안 좋아 정부 유력 인사들로부터 투자 유치에 앞장서던 사주로서 거부하기 힘든 압력들이었다. 그런데도 결국 언론의 자유와 진실에 대한 고집으로 극비 문서를 보도해 사명을 다한다는 내용이다. 영화에서 마지막 이런 말이 나온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언론을 수호했다.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 

사실 국민도 책임은 있다. 베트남 전쟁과 멸망을 회고하는 책을 쓴 미국계 베트남 작가가 있다. 그는 “우리는 베트남 멸망을 전적으로 미국인들이나 다른 나라에 죄를 전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는 피해자들이지만 가해자들이기도 하다”고 지적한 그는 “어떤 식으로 우리가 스스로를 학대했는지 철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침묵했던 국민은 자기학대를 한 것이라는 때늦은 자각인 셈이다. 아니, 지금 현재의 우리는 얼마나 자신을 학대하고 있는지 살펴보라는 경종이기도 하다. 
<이준열 뉴스코리아 편집국장/부사장>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instargram으로 보내기
    

[뉴스]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취업이민 닭공장
andreakim
휴람
 
 
뉴스코리아  |  위플달라스  |  옐로우페이지 뉴스코리아 카카오스토리 뉴스코리아 인스타그램 핫딜뉴스코리아 뉴스코리아 e-paper 위플달라스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