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선생님, 엑스레이 사진, 컬러로 될까요?
박우람교수의 일상 속 과학 기술 이야기
DATE 18-05-11 04:20
글쓴이 : 박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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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도 독수리 5형제와 로보트 태권V를 좋아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동안 흑백 티비로만 봐야 했지만, 새로 산 컬러 TV로 본 형형색색의 로봇들과 등장 인물들은 제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비슷한 추억은 또 있습니다. 16비트(Bit) 컴퓨터가 개인용 PC로 자리를 잡아가던 시절, 모니터는 기본적으로 흑백 또는 녹색이었지요.  
컬러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병원에서만큼은 아직도 흑백사진을 많이 보게 됩니다. 초음파 영상, 엑스레이, CT, MRI 등 의료계 영상들은 모두 흑백입니다. 왜일까요?  
병원에서 임신부에게 아기 심장 소리라며 들려주는 소리가 있습니다. 마치 태아의 심장 소리를 증폭해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초음파를 쏘아 되돌아오는 신호를 이용해 태아 심장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측정된 전자 신호를 적당한 소리로 치환시켜 들려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 심장 박동 소리와는 다른 소리입니다. 이처럼 의료정보를 사람이 잘 인지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며 의료 영상기기 대부분도 이러한 원리입니다.
초음파 영상장치는 초음파 발생기와 측정기, 그리고 스크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초음파는 일종의 진동파인데 귀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높은 주파수의 진동입니다. 초음파는 인체 내에서 전진하면서 피부, 근육조직, 지방층, 뼈 등을 만날 때 반사되어 되돌아옵니다. 이 반사된 초음파를 측정하면 어떤 조직이 인체 안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측정된 초음파 신호는 반사시킨 신체 내 조직의 물리적 특성, 예컨대 단단한 정도나 수분 함량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초음파 신호를 분석하여  조직의 물리적 특성을 밝게 혹은 어둡게 표현한 것이 초음파 영상입니다. 실제 조직의 색깔은 초음파 신호에서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초음파 영상은 밝거나 어두운 부분으로 구성된 흑백 영상이 되는 것입니다.
엑스레이 사진도 비슷합니다. 엑스선이라고 불리는 방사선을 몸에 쬐면 일부 방사선은 몸에 흡수되고, 나머지는 통과합니다. 엑스선을 흡수하는 정도는 신체 조직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엑스선이 뼈를 통과할 때는 대부분 흡수되고 부드러운 조직은 잘 통과합니다. 엑스선의 조직 흡수정도를 어테뉴에이션(attenuation)이라고 부르는데, 조직에 따라 이 attenuation 값이 다릅니다. 
엑스선을 신체에 쏘고 그 뒤에 엑스선 필름 혹은 측정기를 두어 신체에 흡수되고 남은 엑스선을 측정합니다. 뼈를 통과한 엑스선은 대부분 흡수되므로 남은 엑스선은 매우 약합니다. 부드러운 지방층을 통과한 엑스선은 여전히 강합니다. 약한 엑스선을 흰색에 대응시키고 강한 엑스선을 검은색에 대응시켜서 시각화하면 우리가 보는 흑백의 엑스레이 사진이 됩니다. 엑스레이 사진에서 뼈가 하얗게 보이는 것은 실제로 하얗기 때문이 아니라 엑스레이가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엑스레이 영상법의 한 가지 단점은 부드러운 조직의 모습을 자세히 알아내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attenuation은 신체 조직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다른 두 조직이 같은 attenuation 값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비록 다른 조직이라도 엑스레이 사진에서는 같은 밝기로 나오므로 구별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근육이나 지방, 피부 등의 부드러운 조직은 attenuation 값이 크게 차이 나지 않기 때문에 엑스레이 사진상에서 의학적 징후를 발견할 수 있을 만큼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합니다. 반면 뼈는 매우 뚜렷이 나타나기 때문에 엑스레이 사진은 정형외과에서 많이 쓰고 있습니다. 
엑스레이 영상법은 위장 조영법에도 쓰입니다. 위장 벽에 이상이 없는지 알아보는 엑스레이 영상법입니다. 앞에서 말한대로 그냥 엑스레이를 찍으면 위장 벽이 명확히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황산바륨으로 만들어진 조영제와 발포제를 미리 먹습니다. 발포제는 탄산가스를 만들어 위장이 풍선처럼 팽창하게 해줍니다. 황산바륨 조영제는 위장 벽에 도포되는데 황산바륨은 엑스선을 통과시키지 않기 때문에 엑스레이 사진에서는 하얗게 나타납니다. 이 모양으로 위장벽을 시각적으로 검사할 수 있습니다. 
의료영역을 벗어나면 컬러 엑스레이 사진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환자가 겪는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용 엑스선은 강도와 종류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물건의 내부를 엑스선으로 검사할 때는 조금 더 강하고 다양한 종류의 엑스선을 쓸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비행기 탑승 전 수화물 검사 시에 엑스선 검사를 많이 합니다. 안전요원들이 보는 스크린을 유심히 보신 적이 있는지요. 녹색과 주황색의 물건들이 화면에 표시됩니다. 이것은 실제 물건의 색깔은 아닙니다. 다양한 엑스선을 이용하면 해당 물체의 밀도를 알 수 있습니다. 이 밀도에 따라 유기물, 무기물, 금속 등을 대략 구별할 수 있고 이러한 몇가지 종류에 색깔을 입혀 보여주는 것이죠. 이 색깔 정보는 시각적으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위험물을 찾아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CT 영상과 MRI 영상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박우람 공학박사
· 서울대학교 : 기계공학 학사와 석사
· 미국 Johns Hopkins 대학: 기계공학 박사
· 2011년 UT Dallas: 기계공학과 교수 부임
· 로봇 및 기계공학 연구와 교육에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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