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영상 이야기 CT와 MRI
박우람 교수의 일상 속 과학기술 이야기
DATE 18-06-07 08:59
글쓴이 : 박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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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칼럼에 이어 의료영상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병원에서 CT 촬영이나 MRI 촬영을 권유받을 때가 있습니다. 이 두 영상기기는  모양도 비슷하고 몸 속의 모습을 단면을 자른듯이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도 유사하지만 원리와 특징은 매우 다릅니다.
CT(Computed Tomography, 컴퓨터 단층촬영)는 엑스레이를 사용합니다. 일반 엑스레이 사진은 한장의 프로젝션 영상을 보여줍니다. 프로젝션 영상에서는 중첩되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예컨대 폐결핵 진단을 위해 흉부 엑스레이를 찍으면 좌우 폐는 영상의 왼쪽과 오른쪽에 따로 나타나지만, 배와 척추, 그리고 등의 피부조직 영상은 중첩되어 나타납니다. 등을 통과한 엑스레이가 척추와 배를 순차적으로 통과한 뒤 필름에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환자가 90도 왼쪽으로 돌아서서 엑스레이를 찍으면 어떻게 될까요? 이번에는 좌우 허파의 영상이 중첩되고 배, 척추, 등피부는 중첩없이 영상에 나타납니다. 이처럼 어느 방향으로 엑스레이를 찍느냐에 따라서 중첩이 일어나기도 하고 분리되어 영상에 표시되기도 합니다. 
CT 촬영법은 이렇게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프로젝션 영상을 모아 신체 내의 모습을 수학적으로 재구성하여 화면에 나타내주는 의료 영상법입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찍기 위해 환자는 도넛 모양의 CT 기계속에 누워 있고 엑스레이 발생기와 엑스레이 감지기가 환자 주변을 돌아가면서 엑스레이를 찍습니다. 
많은 양의 엑스레이 영상을 하나의 단면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컴퓨터 작업이 필요하고 관련된 알고리즘의 발전도 필수적입니다. 적은 방사능 노출로도 선명한 CT 영상을 얻을 수 있도록 개선된 컴퓨터 알고리즘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습니다. MRI보다 빨리 찍을 수 있기 때문에 교통사고 환자와 같이 급한 경우에는 먼저 CT를 찍어 전체 상황을 파악하고 추후에 MRI를 찍는다고 합니다.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 공명 영상법) 장비는 모양이 CT 장비와 매우 비슷합니다. 갠트리라고 불리는 도넛 모양의 구조체와 그 속에 환자가 누울 수 있는 테이블이 있습니다. 인체는 약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고 물은 하나의 산소 원자와 두 개의 수소 원자로 이루어지므로 몸속에는 수많은 수소 원자가 존재합니다. 수소 원자는 진동하는 자기장 내에서 공진하는 특성을 보이는데 MRI는 이 성질을 이용한 의료 영상법입니다. 
전자석을 이용하여 진동하는 자기장을 인체에 전달하면 신체 내의 수소 원자가 특정 진동에 공진하게 되고 이를 측정하여 수소 원자의 존재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신체 조직에 따라 수소 원자의 공진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신체 내부의 모습을 영상으로 만들 수 있게 됩니다. 
 MRI에서 쓰는 자기장은 매우 강하기 때문에 강력한 전자석이 사용됩니다. 그래서 MRI 룸에서는 자성을 가진 물체는 금지됩니다. 작동하고 있는 MRI 주변에 철로 된 펜이나 동전 등이 있으면 최악의 경우에는 그 물체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가서 MRI 장비를 파손시킬 수도 있다고 합니다. 
MRI는 뇌 연구에도 활발히 쓰입니다. 감정 상태나 자극의 종류에 따라 뇌의 활성 부위가 다르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를 MRI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되면 그 부분에서 이용되는 산소의 양이 증가합니다. 산소는 헤모글로빈에 붙어서 산화헤모글로빈을 만들기 때문에 산소가 붙지 않은 환원헤모글로빈의 농도는 떨어집니다. 
공교롭게도 산화헤모글로빈은 자성이 없고 환원헤모글로빈은 자성이 있기 때문에 MRI 장치가 그 미묘한 차이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실험대상자에게 어떤 음악을 들려주기 전과 후의 뇌 모습을 MRI로 찍어서 그 차이를 관찰하면 그 음악이 뇌의 어느 부위를 활성화 시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를 `기능적 MRI’ 혹은 fMRI 라고 부르며 MRI 연구에서 요즘 가장 주목받는 연구 분야 중 하나입니다. 
MRI 장비는 진단용 장비로 개발되었으나 최근 10년간 수술 장비로의 변신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MRI 장비는 강력한 전자석을 이용하기 때문에 영상을 얻을 때는 주변에 자성을 띄는 물체를 두면 안 되지만 전자석의 세기를 조절하면 자성체를 천천히 움직이게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하버드 의대의 한 연구팀은 MRI 장비 내에서 작동하는 간단한 수술로봇을 개발하여 시선을 끌었습니다. 연구팀은 플라스틱으로 된 로봇구조 속에 모터를 대신하는 작은 자성체를 넣었습니다. MRI가 만들어내는 자기장으로 자성체를 회전시켜 이 동력으로 수술로봇을 구동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CT와 MRI는 50여 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영상법 모두 측정된 신호의 강약을 검은색, 회색, 흰색에 대응시켜 영상을 만들기 때문에 흑백 영상만 만들 수 있습니다. 비록 우리에게 익숙한 컬러 영상은 아니지만, 그 흑백 영상만으로도 우리 몸속을 보며 여러 가지 질병을 진단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박우람
공학박사
· 서울대학교 : 기계공학 학사와 석사
· 미국 Johns Hopkins 대학: 기계공학 박사
· 2011년 UT Dallas: 기계공학과 교수 부임
· 로봇 및 기계공학 연구와 교육에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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