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오로라(Aurora) 여행기
손자에게 들려주는 역사 에세이
DATE 18-02-09 04:42
글쓴이 : 오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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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노던라이트(Northern Light:여명을 닮은 북녘의 빛)라고도 불리는데, 라틴어로 ‘새벽’을 뜻하는 오로라의 어원은 로마신화에 나오는 여명의 신 아우로라(Aurora)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한다. 죽기 전에 한번은 꼭 봐야 한다는 오로라, 태양의 활동으로 극지방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오로라, 사진이나 TV화면으로만 감상하던 그 빛을 실제 마주하면 어떤 기분일까? 그저 황홀하고 가슴 벅찰 것이란 생각뿐이다. 

여행을 떠나는 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예전에 갔었지만 아쉬움과 미련이 남은 때문일 게다. 이번에 알래스카를 찾은 것은 후자에 속하는 일이었다. 첫 방문은 여름이었고(뉴스코리아 2007년 8월 10일 ‘빙하의 나라 알래스카’ 1, 2, 3편 참조) 이번엔 겨울이기에 색다른 감동이 있을 거란 설렘이 있었다.
나이 들어 하는 여행은 시간에 쫓기지 않는 여유가 있어 좋다. 우리에게 최고의 시간은 바로 노년기가 아닐까? ‘건강’과 ‘경제’, 이 두 가지만 갖춘다면 사람으로 태어나 세상에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동반자와 함께라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이번 여행의 주목적은 오로라를 감상하는 일이었다. 지상 100km 이상의 높은 곳에서 전개되는 우주 쇼, 겨울철 북극 하늘에서 빚어내는 신비한 빛의 향연, 깜깜한 하늘을 수놓는 환상적인 장면들,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된 전기를 띈 입자들이 지구의 자기장에 잡혀 이끌려 내려오다가 지구 대기와 반응하여 빛을 내는 것이다. 주로 초록색을 띄지만 대기의 성분에 따라 붉은색, 핑크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체를 보여 주기도 한다. 차가운 밤하늘을 물들이는 오로라는 북극지방에 사는 원주민들이 ‘신의 영혼’이라 부른다. 신비의 전설로 여기면서 사람의 영혼이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천국은 바로 오로라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오로라가 출현하는 날에 첫날밤을 맞이하면 신동이 태어난다고 하여 허니문 여행지로도 사랑받고 있다. 결혼 38년차인 우리 부부에겐 그림의 떡이겠지만, 그래도 신혼 첫날을 회상하며 흉내를 내보았더니 아! 아! 아주 오랜만에 짜릿함을 맛보았는데, 역시 분위기 탓으로 돌릴 수밖에...

달라스를 출발하여 시애틀을 거쳐 알래스카 최북단 페어뱅스에 도착한 시간은 현지시간으로 저녁 11시경(달라스는 새벽 2시로 3시간 차이), 도착하자마자 가이드 Ian Choi(최유진)씨의 안내로 산비탈을 올라 오로라 관측소로 향했다. 영하 32도의 추위는 정말 매서워 코끝은 금방 빨개지면서 살을 찌르는 듯한 아픔을 느끼게 했다. 
새벽 3시경, 구름이 걷히자 달과 별은 손에 잡힐 만큼 가까이 있었다. 갑자기 소란해진 소리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희미하던 초록빛이 나타나 점점 더 진하게 변했다. 밤하늘에 별들이 속삭이듯 쏟아지는 동안 저 멀리서 나타난 한줄기 초록빛. 거대한 빛은 파도처럼 출렁이거나 너울너울 춤사위를 펼치다가 사라지곤 했다. 하늘 어딘가에 사는 천사가 속살이 훤히 드러난 초록의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며 나를 오라 손짓하는 듯싶었다. 둘째 날은 구름이 끼어 보지 못했지만, 셋째 날 다시 새벽 1시경 나타났기에 행운의 연속이었다고나 할까?
모든 사람들이 잠든 후에 피어나는 하늘의 꽃 오로라! 휘황찬란한 밤하늘의 요정들에 대하여 세상 어떤 언어로 이런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겠는가! 오로라의 장엄함과 자연의 변화무쌍함에 놀라 그저 압도당하고 말았다. 광활한 자연 속에 묻혀 오로라를 감상하는 일은 남달랐고, 하늘에서 펼쳐지는 축제의 무대가 사라질 때가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오로라 관측은 인공 불빛이 없는 곳이어야 좋다.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오로라를 두고두고 감상하려면 사진을 잘 찍어야 하리라고 본다. 노출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카메라와 삼각대가 있어야 촬영이 가능하고,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방한복도 필수품으로 갖추어야 한다. 

알래스카의 겨울은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Frozen)에 나오는 바로 그 자체였다. 온천지가 눈으로 덮인 하얀 나라.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예전에 혹한과 눈보라 속에서 사용하던 교통수단인 ‘개썰매’를 타고 설경의 숲속을 달라는 것이었는데, 개들이 지쳐 헉헉대며 더위를 식히느라 눈 바닥에 뒹구는 모습을 보니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또한 만병통치에 특효가 있다할 만큼 의료온천으로 유명한 ‘치나 핫 스프링스’의 노천온천에서 유황 냄새를 물씬 맡으며 즐기는 온천욕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라 하겠다. 그리고 페어뱅스에서 하루 종일 관광열차를 타고 앵커리지로 이동하는 동안, 협곡에 싸인 설원의 절경을 감상하는 것은 정말 기막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이 기차는 1989년 대우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안내되어 있기에, 한국인이란 자부심이 일어서인지 보는 사람 없어도 나 혼자 어깨를 으쓱거렸다. 

평생 기억에 남을 알래스카 오로라여행을 기획한 달라스 대한여행사(대표 송은숙)와 여행 중에 인생의 선배(김임식 부부)를 만나 그들이 추구하는 은퇴 후의 멋진 삶을 닮아보려는 것 또한 값진 수학이었기에 감사드린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늘 청춘이라 생각하고 즐거운 여행을 떠나 보시길 권한다. 
여행에 나이가 있나요?

오원성
수필가

·<월간수필문학>으로 등단
· 뉴스코리아 수기 당선 및 수필 연재
·<내마음이 머무는 곳> 회상록
·에세이집 <아내의 체온>, <창너머 세상>, <결혼훈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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