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대학교 의대 “전액 학비 무료 의료 교육 제공한다”
의료 전문 학생들의 학비 융자 및 채무 증가에 대한 해결책으로 1억8천만달러 기금 … 다른 대학 의대들의 행보에 합류
코넬대학교 의대가 모든 재학생에 대한 학비 무료를 천명하고 나섰다. 코넬대 의대는 지난 16일 재정 보조의 자격에 부합하는 모든 학생에게 무료로 의대를 다닐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 대학교들의 학비 증가 및 학생들의 학비 융자 빚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일종의 반격으로 여겨지는 획기적인 정책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이번 학기부터 자격이 되는 학생에 대해 뉴욕 시의 와일 코넬(Weill Cornell) 의과대학은 장학금을 통한 등록금 면제는 물론 숙소, 식품, 교재 및 여타 교육 비용을 포함한 모든 학비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그램으로 와일 코넬 의대는 그간 학비를 줄이거나 없애려는 의도로 공격적인 재정 보조 정책을 발표한 가장 최근의 의대가 됐다.
와일 코넬 의대 학장이자 코넬대 의료 행정 담당 부총장인 어거스틴 M.K. 최(Augustine M.K. Choi) 박사는 “대학생들의 학자금 빚은 오랜 기간 전국의 논란거리였기에 우리는 계획을 짜고 전략을 세워서 돈을 모으는 방법을 강구했다”고 말하며 “지금이 부채없는 의대 교육을 제공해야할 적기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와일 코넬 의대의 373명의 학생 중 52%는 형편상 재정 보조(need-based aid)가 필요한 경우다.
가장 비싼 우편번호(ZIP) 지역의 하나인 맨하탄 동부에 세워진 코넬 의대 첫 해 학비가 9만달러가 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코넬 의대는 밝혔다. 지난 학기에 필요에 근거한 장학금이 평균 38,000달러였는데, 학생들은 그 격차를 메꾸기 위해 종종 연방 정부 융자에 의존하곤 한다. 올해 이 프로그램의 졸업생 평균 융자액은 156,851달러에 이르렀다.
학생들은 이 ‘깜짝’ 선물에 대해 학교 행사에서 지난 16일 알게 됐다. 와일 코넬 의대 감독이사회 의장인 제시카 비블리오위츠(Jessica M. Bibliowicz)는 9월이 이런 발표를 하기에 가장 자연스런 시기라고 말한다.
“우리는 신입생들이 앞으로 의대 공부를 하게 되면서 어떤 일들이 있게 될 것인지를 알기 원한다”는 비블리오위츠 의장은 “학비 무료로 공부한 학생들이 의료 관련 직업에서 그들의 원하는 대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신입생들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지만 그래도 이 프로그램은 자격이 되는 학생들 모두에게 적용된다. 물론 이미 학비를 낸 것에 대해 반환해주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이번 학기에 필요에 따른 융자를 받은 경우에는 이를 장학금으로 변환하게 된다. 이런 학생들은 향후 몇주 내에 몇가지 서류 작업을 하기만 하면 된다.
의사들 및 의대들의 입장
의사들이나 의료 종사자들은 미국에서 가장 고연봉의 전문직에 속하지만 그들 또한 가장 많은 학비 빚에 속박된 사람 중에 속한다. 의대 졸업생의 평균 학자금 빚은 2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미국 의대연합회(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는 밝힌다. 이렇게 빚이 많은 건 레지던트나 펠로우로 몇년간 일하면서 매우 적은 봉급을 받게 되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젊은 의사들이 빚의 부담으로 소아과나 가족의학과 등 대신에 고연봉을 받는 특정 분야에만 치중하는 것에 대한 염려가 대학들을 촉발시켰다.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2개 의대를 포함한 이 대학들은 보다 공격적인 재정 보조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했다.
2017년에도 콜럼비아 대학 의대는 장래 의대생들을 위한 학비 융자 필요성을 없애줄 새로운 기금 마련에 대해 공포한 바 있다. 최저층의 학생은 생활비까지 감당해준다는 게 이 대학의 프로그램 내용이었다.
UCLA의 데이비드 게펜 의대(David Geffen School of Medicine)는 신입생의 20%에게 전액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이 장학금은 필요가 아닌 성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 8월에 뉴욕대 의대는 현재 재학생 및 신입생에 대해 모든 학비를 면제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와일 코넬 의대는 16일 발표한 1억6천만달러의 새 기금 이전에 이미 1억 5천만달러의 장학기금을 마련했다.
코넬대 의대는 이 프로그램이 영구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 다음 해 5천만달러가 더 필요하다고 최 학장은 말한다. 그는 이 목표가 달성될 것을 ‘매우 자신한다’고 덧붙인다.
코넬 의대는 이 기금이 대부분 스타 재단(Starr Foundation)과 조앤 및 샌포트 와일(Joan and Sanford I. Weill) 부부, 그리고 와일 가족재단(Weill Family Foundation)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와일 가족이 와일 코넬 의대 주요 기부자다.
“독지 활동은 유한한 것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안다”고 비블리오위츠 의장은 지적한다. 그녀 역시 와일 가의 딸이다.
그녀는 “우리 의대를 위해 필요한 점들이 아직 많이 있다. 과학 및 임상 케어 등을 지속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자선 금액은 학생들 학비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최상의 활용이라고 우리는 진심으로 느낀다”고 덧붙인다.
대학생 학비 빚에 대한 논의는 최근 몇달간 고조돼왔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과 저명한 인물들이 대학 교육을 부채 없게 만들겠다는 야심적인 계획을 발표해서다.
이들의 계획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환영하고 있지만 이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의 비싼 학비를 지적하며 학생 때 빚을 열심히 갚아나가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매우 불공평한 일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버몬트의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대선 후보는 모든 학생 채무를 다 없애주자고 제안하는 반면 메사추세츠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은 채무의 상당량만 없애주자고 제안한다.
두 의원 모두 주립대학 및 칼리지의 학부 프로그램을 무료로 다닐 수 있게 하는 수억달러의 계획들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 교육청에 의하면 모든 학생의 학비 빚의 40%는 대학원 학위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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