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웨스턴, 김동일 목사 초청 “코로나 후 뉴노멀 속의 교회” 강연
미드웨스턴의 행보가 연일 화제다. 초유의 팬데믹 상황으로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는 가운데 각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를 초대해 현 시대가 겪는 상황을 기독교인의 정체성과 인식을 갖고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미드웨스턴 줌 컨퍼런스가 주목받고 있다.
생명찬교회를 담임하며 지역사회를 섬기는 김동일 목사를 강사로 초청해 ‘코로나 사태 후 뉴노멀 속의 교회’라는 주제로 지난 13일에 강연했다. 이날 강연은 50여 명이 참여해 활발한 질의 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강연은 유튜브(https://youtu.be/CxpNEnjYisE)를 통해 시청 가능하다.
이날 강연은 현재 사회 현상에 대한 김동일 목사의 “기독인들은 이 시대의 문제(코로나)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 것인가”란 질문으로 시작됐다.
코로나 사태 속에 또는 코로나 사태 후 닥쳐올 뉴노멀에 대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바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다.
이 질문에 김 목사는 보다 큰 관점에서 역사의식을 갖고, 단편적인 사건이 아닌 포괄적인 맥락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역사의식이란 사회현상을 시간적 계기에서 포착해 그 변화 과정에 주체적으로 관계를 가지려는 의식이다.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현상 속에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관련을 맺게 돼 있다.
이에 대해 비판보다는 비평적 태도로 현상을 읽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
예를 들어 현재 대부분 교회의 관심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예배를 드려야 하나’ 또는 ‘헌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회는 어떻게 생존하나’다.
김 목사는 사건 자체보다 더 큰 맥락인 역사 분석을 통해 현재 상황을 인식함과 함께 미래를 향한 방향성을 잡아갈 것을 제안했다.
코로나 사태는 전 세계가 처음 경험하는 공포와 충격이자 뉴노멀, 새로운 표준을 요구하는 사건이지만, 인류의 역사 가운데서는 이런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김 목사는 최근의 역사적 사례로 1, 2차 세계대전과 68 혁명을 들었다.
먼저 1, 2차 세계대전 동안 1억 명 이상의 전사자를 내는 과정에서 인식의 변화로 인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야기됐다.
이성의 시대가 주도한 합리주의가 붕괴하면서 비합리주의와 허무주의, 그리고 철학과 샤르트르의 무신론적 실존주의 등이 인간의 사고와 삶을 규정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대두됐다.
근대적 사고에서 하나님의 자리를 이성이 차지하고 있었다면 과학과 기술로 대체되는 현대적 사고로 전환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여성의 인권 신장 및 흑인에 대한 인권운동 역시 인식의 변화로 일어나게 됐다.
프랑스 파리의 낭테르대학(현재, 파리 10대학)에서 시작된 68혁명의 경우 ‘사랑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한 시위로 시작했지만, 대학생들 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연대 파업, 더 나아가 전 세계적이며 동시다발적인 저항운동으로 급격히 확산, 전개됐다.
이 운동의 기조에서 발생한 것이 바로 대항문화운동(counterculture movement)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른바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한 문장으로 표현되는 사고의 전환은 히피(Hippie)와 펑크록(Punk Rock), 성 해방 운동, 동물권(Animal Rights) 주창 등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이처럼 뉴노멀의 등장에는 항상 엄청난 사회적 격변(인재 또는 자연재해에 의한)으로 인한 게임 체인저가 등장했는데, 이런 복잡한 현상을 ‘개별적 사건’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해서는 바른 해결의 방향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 김 목사의 지적이다.
‘코로나 사태로 야기될 뉴 노멀은 무엇일까’란 질문에 대해 김 목사는 몇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코로나로 세계화의 부작용과 취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에 반세계화로의 회귀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글로벌 인적, 물적 교류가 위축되고 자국 내에서 모든 생산물을 제조하는 소위 “성곽시대”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둘째, 기존 오리엔탈리즘적 세계관이 붕괴될 것이다.
그동안 서양에 의해 재단되고 규정된 되던 동양의 정체성, 즉 오리엔탈리즘적 세계관이 붕괴되고 이제는 동양이 스스로를 규정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즉 동양의 문화와 영향력이 세계의 전면에 드러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셋째, 공중 보건과 지구 환경적, 생태적,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넷째,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접목이 가속화될 것이다.
고도화된 기계 문명의 발달로 수많은 직업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는 많은 학교들의 대면 수업을 온라인 수업으로 강제로 전환케 했다.
그동안 무시를 당했던 온라인 수업이 편리함과 편의성을 극대화시킨 새로운 차원으로 교육 전면에 등장하게 됐다.
코로나 시대에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김 목사는 우선적으로 예수님의 케노시스(Kenosis) 사상을 회복할 것을 주장한다.
“자신의 것을 모두 내려놓은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 비움(케노시스)”이 현재 한국 교회에 절실히 요구되며 성도와 교회가 자기 비움을 통해 하나님을 드러내는 삶이 중요하다.
즉 다수적 사고와 권력지향적 중심부를 향한 Christendom의 세계를 지양하고 소수를 위하고 주변부를 향한 케노시스의 세계를 지향해야 한다.
또한 공동체성을 강화하되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자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주문했다.
기존의 교회는 이웃을 전도의 객체로, 수단으로서 인식하는 경향이 많았다.
뉴노멀의 시대에서 교회는 이웃을 인격적이고 친밀한 관계성 속에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 인식해야 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특별히 여러 불미스러운 일들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한국 교회의 경우, 분열과 부패, 그리고 도덕적 해이를 회개하고 스스로 낮아짐을 실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김 목사는 말했다.
이제는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사회를 넘어, 복음을 살아 내는 시대임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가까이는 가정에서부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선교와 공동체성을 회복할 것을 요구했다.
김 목사는 성전이 파괴되고 바벨론의 포로로 살아가는 절망의 역사 중에도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씀하시고 인도하신 것을 기억하며, 오늘의 코로나 시대를 사는 기독인들도 하나님께서 이뤄가실 일들을 믿고, 시대적인 사명을 감당할 것을 강조했다. 김 목사의 강연 후 40분 간 지속된 질의 시간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과 이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눔으로써, 문제 해결만이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삶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하는 유익한 시간으로 평가됐다.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은 남침례교단의 6대 신학대학원 중 하나로, 실천적 복음주의 신학을 바탕으로 한 교회론의 기초 위에 지역 교회를 섬기는 실제적이고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한국부에는 650여명의 신학생과 목회자가 재학 중으로 북미에서 한국어로 제공하는 학위과정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인텐시브 수업과 함께 온라인 수업을 제공하며 성경사역학 철학박사, 교육학 박사, 교육목회학 박사, 목회확 박사 등의 다양한 박사학위와 석사과정 및 사모학교 등 신학과 사역을 아우르는 혁신적 교육을 주도하고 있다.
입학 문의는 한국부 홈페이지(www.mbts.edu/ks)나 한국부 사무실(ks@mbts.edu/816-414-3754)로 하면 된다.